질문

30대 후반에 접어든 여인이 얼마 전 선 본 남자와의 인연과 그의 속내가 궁금하다며 찾아왔다. 그녀는 필자가 묻지 않아도 나서서 자신이 평소 바라는 남성상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으며 선 본 남자와의 첫 만남에서부터 결혼을 해야겠다고 결정을 내린 듯했다. 그 남자와 만나오면서 그녀는 그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닌데 정확히 표현하지 않아 진심을 알 수 없다며 그 사람의 마음을 알려달라고 했다.

좋아하는 마음과 불만족스러운 마음이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세상 그 어떤 점술이나 역학, 사주풀이, 점성학이라 해도 한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 뽑아본다면 이는 어느 정도 흐름만을 볼 수 있을 뿐 결코 마음속 깊이 완벽에 가깝게 볼 수는 없다. 사람의 깊은 속마음과 정신적 가치관은 점술로 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가 상대 남자의 마음을 알고 싶다는 투정 가까운 질문에 내키진 않았지만 카드를 펼쳐보았다.

카드선택

카드해석

우선 9번 은자는 선 본 그 남자가 무언가 집중하고 있는 것이 여인, 연애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은자는 연애와 관련된 상징에서는 재미없는 연애, 오래된 연인, 권태기, 정신적인 사랑, 영적인 대화가 통하는 친구 같은 연인 등을 상징하니 풋풋한 사랑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은 카드다.

하지만 사랑도 그 형태가 다르고 원하는 사랑의 스타일 또한 사람마다 각기 다르니 연애의 색깔에 따라 은자 카드로 영적인 사랑을 상징할 수도 있다. 19번 태양 카드는 친구, 동창, 유유상종과 같은 긍정적인 친밀감을 상징하고 17번 별 카드는 세 카드의 흐름에서 볼 때 홀로 외로운 사랑을 그리는 여성으로 비유되는 상징 배열이라 할 수 있다.

이 여성은 연애가 처음이 아닌데도 남자에 대한 마음이 커지면서 그가 조금이라도 자신을 헷갈리게 하는 행동이나 표현을 할 때마다 그의 진짜 속내가 궁금했다.

그는 40대 초반을 갓 넘겼지만 집안에서도 기대가 큰 사람이었다. 그는 단지 연애 경험이 거의 없고 여자라는 대상에 대해 잘 모를 뿐더러 관심조차도 그리 크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사람이니 우선 성향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했다.

상담 후 그녀는 이후 전화통화를 몇 번 하고 한 번 더 만나면서 그 사람을 느껴보니 역시 나이에 비해 바보 같을 정도로 순진하다고 알려왔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그는 연애를 목적으로 한다면 10점이지만 결혼할 사람으로는 100점이기 때문에 잘 사귀어보라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타로카드는 먼 미래, 평생의 정해진 인생길을 알려주지는 못한다. 사람은 저마다 선호도가 있고 그 선호도가 어느 시점에서 변하듯 인생길 역시 자신이 선택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비밀 카드 중 에페 4번은 그 남자가 갇혀 있는 공간에서 더욱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기운을 암시한다.

쿠푸 기사는 그가 소년 같은 감성을 지녔으나 그것을 표출하는 데 있어서 여성의 입장에서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음을 상징한다. 에페 1번의 강한 칼의 이미지는 관계를 이끌어 갈 리더십을 요구한다. 이는 남자에게 기대할 것이 아니라 의뢰를 요청한 여성의 몫이리라.